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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말, 피아노로 다시 듣다 – 체인소맨: 레제편 ‘JANE DOE ’피아노 버전 (HalcyonMusic)

  • 작성자 사진: Yeoul Choi
    Yeoul Choi
  • 5일 전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일 전

체인소 맨
<체인소 맨>


일본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체인소 맨(Chainsaw Man)”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작품은 후지모토 타츠키가 2019년부터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초반부에서는 주인공 덴지가 우연히 얻게 된 독특한 변신 능력을 통해 ‘데빌 헌터’가 되어 각종 악마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체인소 맨”은 폭력적인 장면 속에서도 인간적인 감정선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독특하고 강렬한 세계관으로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덴지는 인간과 악마의 경계에서 살아가며 평범한 행복을 꿈꾸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잔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지난 9월 일본에서 개봉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 편>은 덴지가 수수께끼의 소녀 ‘레제(Reze)’를 만나며 겪게 되는 사랑과 혼란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원작의 감정선을 한층 깊이 있게 확장합니다

 

주인공 덴지는 레제와 사랑에 빠졌으나 사실 레제가 소비에트 연방에서 체인소 맨의 심장을 얻기 위해 길러진 살인병기였다는 것을 알고 나서, 크나큰 절망감에 빠집니다. 하지만 레제도 첫 목표와는 다르게 덴지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시간을 진심으로 즐거워했고 전투 끝에 서로의 진심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덴지를 만나러 가려는 그 순간 레제는 마키마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마는 매우 충격적이고도 슬픈 결말로 끝이 납니다.

 


엔딩 곡 "JANE DOE"의 의미

오늘 이렇게 극의 결말을 포함하여 줄거리를 설명한 이유는, 레제편의 엔딩 테마 곡인 JANE DOE와 그 피아노버전을 분석하기 위해서입니다. JANE DOE는 요네즈 켄시와 우타다 히카루의 듀엣 곡으로, 레제편의 비극적인 감성을 완벽하게 담아냅니다. 오프닝 테마곡인 IRIS OUT과 함께 영화를 본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JANE DOE by Kenshi Yonezu and Hikaru Utada>

'JANE DOE'의 제목이 시사하는 의미

Jane Doe는 영어권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변사체’나 ‘가명’을 뜻합니다. 이는 레제의 정체와 완벽하게 연결됩니다. 레제는 본명이 없는 '폭탄의 악마'이며, 인간으로서의 이름이나 정체성을 가질 수 없었던 비극적인 존재를 상징합니다. 그녀는 덴지와 사랑을 꿈꿨지만, 결국 '이름 없는 시체'와 같은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곡이 두 남녀 아티스트의 듀엣이라는 점은, 덴지와 레제가 잠시나마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었던 연인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주고받는 듯한 구성은, 덴지와 레제의 대화, 그리고 비극적인 이별의 순간을 연상시킵니다.

 

 

장르와의 연관성

Jane DOE의 장르는 멜랑콜리(Melancholy)하고 침울한 분위기가 강한 다크 발라드 (Brooding Ballad)입니다. .핵심 분위기로 비터스위트 멜랑콜리 (Bittersweet Melancholy)로 정의 할 수 있는데, 이는 달콤하면서도 슬픈 감정을 의미합니다. 즉, 레제와 덴지의 비극적인 관계를 표현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이러한 슬프고도 달콤한 감정은 악기 편성과 리듬에서도 나타납니다. 피아노 & 스트링 중심의 악기 편성을 가지며 ¾ 박자의 느린  스윙리듬을 강조합니다. 스윙 리듬은 악보상 8분음표로 표기된 리듬을 실제 연주할 때 8분음표 두 개를 3연음처럼 연주하며 리듬감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8분음표 두개 중 첫번째 8분음표는 길게 연주합니다. 이 리듬 기법은 주로 재즈에서 많이 사용되므로 JANE DOE 는 재즈풍의 느낌을 담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HalcyonMusic의 「JANE DOE」 피아노 편곡

 HalcyonMusic은 애니메이션 음악을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고 연주하는 유튜브/음악 크리에이터입니다. 약 5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화가 공개되자마자 업로드된 이 편곡 연주영상은 지금까지 누적 조회수 16만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연주와 음악적 해석을 곁들인 연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연주영상입니다.


<"JANE DOE" Piano Cover by HalcyonMusic>

구조

HalcyonMusic은 원곡의 전개를 거의 그대로 따르면서, 피아노 솔로로도 자연스럽게 감정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편곡했습니다.

구체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Intro → Verse A → Verse B → Chorus → Transition → Verse C → Verse D → Chorus (2) → Outro

이러한 구성은 원곡의 서사적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피아노만으로도 명확한 극적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화성과 리듬

HalcyonMusic의 피아노 버전은 원곡과 마찬가지로,  ¾ 박자 바탕에 Rkffls 스윙리듬을 전반적으로 사용하여 편곡하였습니다. 화성 진행은 원곡과 동일하게 Em9- Gdim7-G#m7b5-A#dim 7 로 텐션과 대체화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화성 진행으로 이는 재즈 화성에서 흔하게 쓰이는 화음들입니다. 이 네 화음을  벌스의 주된 화성진행으로 사용하였으며 반주의 음형을 살림과 동시에 오른손은 가수가 담당하는 멜로디까지 포함 시켰습니다.

 

또한 이 편곡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특히 트렌지션부분의 직전에 나타나는 손가락 스냅인데요. 이 부분은 원곡에서는 가수의 숨소리 및 약간의 타악기 사운드로 나타나는, 정적에 가까운 구간이지만  피아노 버전에서는 이 손가락 스냅 (튕기는 소리)를 이용해 마치 타악기적인 효과를 이끌어 냅니다. 이는 곡 전반의 리듬감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다음 구간인 Verse C로 더욱 극적으로 넘어가게끔 만들어 줍니다.

 

피아노적 테크닉

악보에서 알파벳 D, H 로  표기된 트랜지션(Transition) 구간은 피아노 단독으로 진행되는 간주 부분으로, 연주자가 자유롭게 멜로디를 펼칠 수 있는 여백이 주어집니다.이때 HalcyonMusic은 내성(Inner Voice)과 오른손의 주선율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구성하여, 피아노의 폴리포닉(polyphonic)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연주 난이도는 높지만 그만큼 다층적인 음향과 풍부한 멜로디의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반주는 비교적 단순한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멜로디와 반주를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편곡의 특성상 손가락의 교차와, 이동을 매우 빠르게 생각하며 연주해야 합니다. 마디마다 바뀌는 화성의 울림도 페달로 소리의 처리를 동시에 해야 하므로 난이도가 높은 악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멜로디를 “노래하듯” 연주하기 위한 페달 처리와 다이내믹의 균형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또한 곡의 후반부에는 첫 4개의 코드를 다시 반복하면서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끝맺음을 표현해야 하므로 어떻게 하면 다이나믹을 섬세하게 줄어들게 연주할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결론

덴지와 레제의 복잡하고 애틋한 감정을 피아노로 표현한 듯한 HalcyonMusic의 편곡은 피아노 솔로만으로 극적인 흐름과 감정선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영화를 본 팬들이라면 원곡 못지않은 깊은 몰입감에 빠져들게끔 합니다.

 

만약 여러분도 영화 엔딩곡의 여운을 느끼기 위해 이 피아노 편곡을 직접 연주하고 싶다면, HalcyonMusic 「JANE DOE」의 악보를 링크에서 확인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로 레제와 덴지의 이야기 회상하고, 영화에서 받은 감동을 재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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