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의 기록, 작곡가 today akbo와의 창작 이야기
- tom1771
- Aug 22
- 5 min read
Updated: Sep 19

*해당 인터뷰는 한국어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This interview is available in Korean only.)

안녕하세요 마이뮤직시트입니다.
음악으로 우리 일상에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뮤지션과의 만남은 늘 설레는 일 입니다. 오늘은 마이뮤직시트가 진행하는 첫 번째 자작곡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작곡가 Today Akbo님을 모셨습니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온 그와 함께, 그의 음악 여정과 첫 정규 앨범 <노스탤지어>의 타이틀곡 '후일담'에 대한 깊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후일담'을 시작으로, Today Akbo님의 작곡 세계를 악보로 만나볼 수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가 들려줄 한 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봐 주세요.
피아노 연주자로 음악을 시작해, 결국 자신만의 곡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많은 음악 활동 중에서 '작곡'이라는 길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와 작곡이 작곡가님에게 어떤 의미인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Today Akbo: 음악을 처음 접한 계기는 피아노였습니다. 한 곡을 깊이 연구하는 과정도 즐거웠지만, 저는 즉흥 연주와 머릿속에 떠오르는 멜로디를 곧바로 표현하는 순간에 더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보고자 자작곡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작곡은 ‘일기장’과 같습니다. 일상을 기록하듯, 특별한 날에는 밝고 경쾌하게, 우울한 날에 는 느리고 서정적으로 그 순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음악 속에 담아냅니다
오늘 우리가 심도 깊게 이야기 나눌 '후일담’은 어떤 계기나 영감에서 시작되었나요? 그 곡의 첫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순간을 묘사해 주신다면요? (예: 특정 장소, 순간의 감정, 우연히 들은 소리 등)
Today Akbo : 날씨 좋은 날 카페에 나와 커피와 함께 여유를 즐기면서 작은 노트에 담아낸 곡이었어요. 저는 곡을 쓸 때 장소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날 간만에 느긋하게 휴식을 즐기면서 음악노트를 펼쳤고 떠오르는 선율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악보로 구현해나가는 과정은 어떠했나요?
가장 먼저 멜로디, 화성, 리듬 중 어떤 요소부터 구체화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작곡가님만의 특별한 작업 방식이 있다면요?
Today Akbo : 저는 작업 과정에서 멜로디와 베이스 라인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멜로디를 구상하면서 동시에 화성 진행을 함께 설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화는 절제된 범위 안에서 시도하며, 그 속에서 좋은 소리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작업은 우선 음악노트에 직접 손으로 적고 피아노로 연주하며 필요한 수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컴퓨터로 재작업합니다. 이렇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시작하면 음을 그려가며 소리를 깊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완성도 높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후일담'을 작업하면서 가장 큰 난관에 부딪혔던 순간과 이를 극복하고 곡을 완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혹시 이 과정에서 아쉽게 버려진 아이디어나 수정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도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Today Akbo :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들릴 수 있는 이지 리스닝 음악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한 코드 진행을 중심으로 곡을 전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청중에게 편안함을 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작곡가로서 제 음악적 어휘가 한정되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먼저 가장 전형적이고 안정적인 화성 진행을 써 내려간 뒤, 그 안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지점을 세밀하게 찾아 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서브스티튜트(Substitute)'와 '모달 인터체인지(Modal Interchange)' 같은 화성 대체 기법입니다. 서브스티튜션을 통해 예상치 못한 전환을 만들고, 모달 인터체인지를 활용해 새로운 색채를 불어넣음으로써, 익숙함과 신선함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 했습니다. 또한 '후일담'은 단독곡이지만, 이후 이어질 '회상담'과 하나의 서사 구조를 형성하도록 구상했습니다. 두 곡이 동일한 주제와 감성을 공유하면서도, 각자 고유의 분위기와 개성을 지닐 수 있도록 화성 변화와 사운드 질감을 조율했습니다.

'후일담'에서 특별히 공을 들인 음악적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독특한 코드 진행, 특정 리듬 패턴 등에서 어떤 효과를 의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 곡이 작곡가님의 음악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 곡을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은지 말씀해주세요.
Today Akbo : 동기(Motive)가 되어주는 첫 멜로디에 굉장히 공을 들였는데요. 같은 멜로디이지만 반복이 될 때마다 서로 다른 코드 진행을 보여줌으로써 주 선율이 더욱 청중들에게 부각이 되고 기억에 남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특별히 독특한 구조를 선사하진 않았지만 '발라드'라는 장르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선에서 굴곡 있는 멜로디 라인, 그와 조화를 이루는 화성 진행에 더욱 집중하였습니다.
'후일담'은 저의 첫 정규앨범 <노스탤지어>의 대표곡이자, 많은 분들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은 우리가 사랑해온 시간, 스쳐 지나간 인연들, 그리고 다시 마주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들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바쁜 일상 속 잠시 감정의 결을 따라 숨을 쉬게 하는 그런 곡입니다.
'후일담'은 단순한 멜로디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 속에 묻혀 있던 이야기들을 조용히 꺼내어 마음속 깊이 담아두는 작은 방과도 같죠. 이 곡을 만들면서 저는 음악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억과 감정을 이어주는 다리임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래서 듣는 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 곡을 듣는 분들께서는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위로와 애틋한 기억들을 느끼며, 잠시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작곡가님에게 '창작'이란 결국 어떤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Today Akbo : 익숙한 공간 속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상을 마음속에 그려 넣는 일입니다. 작곡가로써 알 수 없는 미래를 그려나가는 과정 속에서 때로는 지나간 시간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기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저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음악은 누군가에게는 공간에서 오는 여유와 휴식이 되어주기도 하고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줄 수 있기도 하며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음악이라는 예술은 시대의 감성과 가치를 반영하고 사람들 간의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창작은 음악가로서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좋은 음악으로 팬분들과 소통하고 계신데, 곧 있을 단독 공연 소식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후일담'을 포함해 이번 공연은 어떤 콘셉트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라이브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연출이나 관객들과의 교감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살짝 귀띔해주세요.

Today Akbo : 이번에 9월 5일 성수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음 오늘은 악보나 그려볼까> 라이브 콘서트는 그동안 써왔던 곡들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어 관객들과 나누는 첫 번째 여정입니다.
그간 피아노로만 들려드렸던 곡들을 현악 4중주와 함께 새롭게 편곡하여, 음악이 가진 서사와 감정을 한층 더 풍부하게 전하고자 준비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후일담>, <전하고 싶은 말>, <즉흥적 통제>를 비롯한 창작곡들이 실황으로 연주되며, 곡을 쓰던 순간의 기억과 감정을 관객분들과 함께 다시 체험하고 싶습니다.
또한 손으로 그린 악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동시에 그것을 연주하는 청각적 경험을 더해, 음악의 창작 과정을 직접 나누며 교감하려 합니다. 무대 위의 작은 호흡, 악기들이 어우러지는 순간들은 오직 라이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교감이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신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악기를 연주하고 편곡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곡을 만들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무엇이라고 조언해주시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음 자작곡에 대한 힌트도 살짝 들려주세요.
Today Akbo :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창작은 멈추지 않아야 할 여정이며, 우리가 만들어내는 음악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만지고 위로하며,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줄 수 있습니다.
그 첫걸음은 '나만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삶과 경험에 귀 기울여 보세요. 끊임없는 연구와 다양한 경험을 쌓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다음 자작곡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감정의 조각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발견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담을 예정입니다. 그 곡이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울림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If you are curious about the English version of this, click below.
ABOUT 'today akbo'
음 오늘은 악보나 그려볼까 / 今日の譜面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하는 인스트루멘탈 듀오로,
클래식을 기반으로 재즈, 뉴에이지, 때로는 실험음악을 만들고 연주합니다."
공식 웹사이트
'후일담' 공식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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